첨필
첨필(尖筆, Stylus)은 점토나 왁스판 위에 글자를 쓸 수 있도록 고안된 딱딱한 침 모양의 필기구이다. 그래픽 태블릿이나 터치스크린에 사용되는 펜도 일종의 첨필이라고 할 수 있다. 첨필은 볼펜과 비슷하게 길쭉한 모양새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.
역사
[편집]고대 로마에서는 왁스판 위에 글자를 새길 수 있도록 고안한 뾰족한 필기구를 스틸루스(stilus)라고 불렀다.[1] 첨필을 필기구로 사용한 가장 오래된 예는 쐐기 문자를 사용한 메소포타미아 문명이다.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첨필을 이용하여 점토판 위에 쐐기 모양의 기호로 문자를 기록하였다.[2]
나무로 된 왁스판과 첨필은 종이가 없거나 매우 귀하던 시절 썼다 지우기를 반복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였고, 중세 유럽에서도 계속하여 사용되었다. 중세 시기 첨필은 대개 뼈를 이용하여 만들었다.[3] 왁스판은 19세기 중반까지도 상거래 등에서 간단한 메모를 남기기 위해 사용되었다.[4]
오늘날에도 첨필은 여러 분야에서 사용된다. 시각 장애인을 위한 문자인 점자는 두꺼운 종이 위에 점자판을 대고 첨필을 이용하여 쓸 수 있다.[5]
전자 기기
[편집]그래픽 태블릿은 전자기력에 반응하는 판과 그 위에서 압력에 따라 발생하는 전자기력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 첨필로 구성된다. 태블릿의 판은 컴퓨터 모니터와 대응이 되도록 조절되며 사용자는 첨필을 입력장치로 사용하여 여러 가지 작업을 할 수 있다. 그래픽 태블릿은 웹툰과 같은 이미지 작업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.[6] 컴퓨터나 전자기기를 작동하는데 쓰이는 첨필은 전자펜, 스타일러스 펜, 스타일러스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.
필기 이외의 분야
[편집]토머스 에디슨은 얇은 주석판에 첨필로 소리의 파형을 새긴 뒤 재생하는 축음기를 발명하였다.[7]
도예에서는 도기나 자기에 홈을 파거나 문양을 넣는 도구를 첨필이라고 부른다.
같이 보기
[편집]각주
[편집]- ↑ ND.edu, University of Notre Dame online latin dictionary
- ↑ 존 클라크 외, 김성은 역, 《지도박물관》, 웅진지식하우스, 2007년, ISBN 978-89-0106-963-0, 26-27쪽
- ↑ M. Conner McCallum, Stylus Archived 2016년 1월 5일 - 웨이백 머신, Medieval London
- ↑ Büll, R., 1977. Wachs als Beschreib- und Siegelstoff. Wachstafeln und ihre Verwendung. In: Das große Buch vom Wachs. Vol. 2, 785-894
- ↑ Alpha Chi Omega (1908). The Lyre of Alpha Chi Omega; Teaching the blind. Original from the New York Public Library: Alpha Chi Omega. p. 285.
- ↑ 키트 레이번, 나호원 역, 《애니메이션 북》, 민음사, 2003년, ISBN 978-89-3742-508-0, 408쪽
- ↑ 김영섭, 《오디오의 유산》, 한길사, 2008년, ISBN 978-89-3565-869-5, 248-249쪽