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베케다리움
아베케다리움(abecedarium)은 알파벳의 글자들을 (순서대로) 늘어놓은 새김글이다. 대체로 글씨 쓰기를 연습한 흔적이다. ‘알파벳’을 뜻하는 라틴어 ‘abecedārium’에서 따온 용어이다.
아베케다리움에는 그 언어로 된 다른 기록에 쓰이지 않는 글자가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. 예를 들어 투스카니아의 마르실리아나 마을에서 발견된 에트루리아 문자 아베케다리움에는 글자 B, D, O가 포함되어 있는데, 이 글자들은 에트루리아어에 없는 소리를 나타내기 때문에 다른 에트루리아어 기록에는 나타나지 않는다. 또 사파 문자처럼 아베케다리움마다 글자의 순서가 다른 경우도 있는데, 이는 그 문자가 체계적으로 교육된 것이 아니라 비형식적으로 전수되었다는 증거이다.
아테네의 아고라에서 발견된 아베케다리움 중에는 일부러 그리스 문자 가운데 첫 3 ~ 6개만 적은 불완전한 것들이 있다. 여기에는 어떤 마술이나 의식의 의미가 있었을지도 모른다.[1] 아티키의 히메토스에서도 일부러 불완전하게 만든 아베케다리움이 발견되었는데, 봉납(奉納)된 것일 가능성이 있다.[2]
로마자 아베케다리움 중에는 석공의 조수들이 석공 일을 배우면서 글씨 쓰기를 연습한 것들이 있다. 또 어떤 것은 카타콤에서 발견되기도 한다. 알파벳을 특이한 순서로 적은 것들도 있는데, 예를 들어 이탈리아 노멘타나 가도에 있는 교황 알렉산데르 1세의 무덤에서는 다음과 같은 글씨가 새겨진 돌이 발견되었다.
AXBVCTESDR . . . . . .BCCEECHI EQGPH. . . .M MNOPQ RSTVXYZ
또 다음과 같이 새겨진 L. 카시우스 카이키니아누스의 데나리우스 동전이 발견된 바 있다.
AX, BV, CT, DS, ER, FQ, GP, HO, IN, LM
히에로니무스에 따르면, 이 순서는 어린이들의 기억력을 훈련하기 위해 알파벳의 첫 글자와 마지막 글자(A와 X)를 짝지어 외우고 두번째 글자와 뒤에서 두번째 글자(B와 V)를 짝지어 외우게 시키는 식으로 교육했던 데서 비롯되었다.
유럽의 교회나 수도원 등 오래된 기독교 건물에서는 돌에 새겨지거나 종이에 적힌 아베케다리움이 많이 발견되는데, 중세에 특히 문맹자에게 글씨를 가르치는 데 쓰였던 것으로 여겨진다. 가장 오래된 예 중 하나는 아일랜드 킬말케다(Kilmalkedar)에서 발견된 6세기 후반의 알파벳석으로, 현재는 무덤의 비석이 되었다.
같이 보기
[편집]각주
[편집]- ↑ Lang, M. (1976). 《The Athenian Agora: Results of excavations conducted by the American School of Classical Studies at Athens. Volume XXI: Graffiti and Dipinti》. Princeton: The American School of Classical Studies at Athens. 6쪽. ISBN 0-87661-221-4.
- ↑ Blegen, C. W. (1934). “Inscriptions on Geometric Pottery from Hymettos”. 《American Journal of Archaeology》 38 (1): 10–28. doi:10.2307/498923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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